남북 훈풍에도 무시당하는 접경지역 인프라 사업 (단위=억원)

사업 총 사업비 내용

춘천〜철원 고속도로 47,102 국가균형발전 및 통일시대 대비 핵심 교통망

포천〜철원 고속두로 8,150 창원-중부 내륙〜북한으로 연결되는 남북축 고속도로

속초〜고성 고속도로 12,491 단절된 남북 종축 고속도로망 조기 확충

평화고속도로 5,756 동서9축(강화-문산〜화천〜간성)고속도로 사업 완성

동해선(강릉〜제진) 철도 23,490 접경지역 개발로 남북 교류 활성화

국도56호(춘천〜철원 r 2,881 DMZ 접경지역 도로망 조기 확충

국도5호(원주〜철원， 11,603 남북종단도로망기반구축

국도7호(삼척-고성)* 2,877 남북 종축 도로망 조기 확충

국도46호(춘천〜고성广 13,057 DMZ 접경지역 도로망 조기 확충

민북지역 산림생태 복원 54 민북지역 산림생태복원 사업

철원 평화산업단지 3,000 남측에 공단 조성하고 북측 인력 출퇴근하는 방식

DMZ 생태관광거점 조성 1,210 한탄강 협곡과 특색 있는 현수교로 관광자원화

백두대간 생태축 복원 139 단절된 한반도 핵심 생태축 연결 복원

합계 131,810 一

※북한 접경지역 인프라 프로젝트 중 예산이 배정되지 않거나 지연되는 사업들. *는 설계 완료，나머지는 계획 단계.

======민간은 잽싸게 접경지 투자…파주 토지거래 사상최대=====

3월 4628필지…소액투자 붐   "강남 큰손은 지켜보는 분위기"…

자칫 남북경색·규제 등 변수   `묻지마 투자`는 경계해야

                              ◆ SOC는 복지다 ② ◆

 
남북 관계가 화해 무드로 접어들자 정부나 정치권과 달리 민간 투자자금들은 벌써부터 접경지 가치에 주목하고 발 빠르게 투자에 나서고 있다. 군사분계선과 가까운 지역은 개발 호재가 없어 장기간 시세 변동이 없었지만 통일이나 종전 선언이 이뤄지고 북한 경제 개발이 본격화하면 가장 먼저 수혜를 누릴 것이라는 전망에 힘입어서다.

2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 파주시 토지 거래량은 4628필지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1월 이후 월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파주 토지 거래량은 지난해 4월 1892필지에서 현 정부가 집권한 5월 2445필지로 껑충 뛰었으며 이후로도 2000필지 이상을 유지해왔다.
북한 핵실험으로 4분기 들어 다소 주춤했지만 남북 간 대화 분위기가 감지된 올해 1월 3037필지로 다시 늘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투자 규모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파주에서 지난달 거래된 토지 필지 수는 4628개로 사상 최대지만 면적 기준으로는 172만6000㎡로 2016년 3월(222만5000㎡)보다 작다. 토지는 아파트에 비해 거래 건수가 적고 매물 형태가 정형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소규모 토지 거래가 늘어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파주 접경지역 쪽 부동산 중개를 최근 다수 성사시켰다는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과거에는 소위 `강남 복부인`들이 땅을 보러 왔다면 요즘엔 일반 회사원들이 소액 투자 문의를 많이 한다"며 "남북 관계가 좋아지니 통일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른 공인 관계자는 "한 달 전에 비해 3배 정도 문의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 땅 투자에 대해 잘 모르는 소액 투자자들"이라며 "정작 큰손 투자자들은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연천, 인제, 고성 등 다른 접경지역에서도 토지 거래량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파주만큼 달아오르지는 않고 있다. 고성 소재 A공인 관계자는 "최근 들어 특별히 토지 매입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위기는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주 지역 거래량 증가는 남북 관계 해빙 영향도 있지만 다양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주는 운정신도시 등이 생겨나면서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고 있는데 서울이나 경기도 핵심 지역에 비해선 저렴한 가격에 분양받을 수 있다. 작년 말 분양한 `운정신도시 아이파크` 3.3㎡당 분양가는 1120만원이었다. 교통 호재도 한몫하고 있다. 2023년 준공 예정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파주 운정신도시를 경유하는 것도 최근 확정됐다. LG디스플레이 등 대기업 산업단지가 인근에 있어 일산 등 경기 북부 타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묻지마식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통일이나 종전 선언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실제 북한 경제가 살아나고 그 파급 효과가 가시화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데다 현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겠다는 방침인 만큼 과열 양상이 보이면 규제가 쏟아질 수 있다.
최악에는 예상치 못한 돌발 이슈로 남북 관계가 다시 경색 국면에 접어들기라도 하면 손실을 볼 수도 있다. 2000년대 중반 고점에 접경지역 땅을 샀던 사람들 중 상당수가 아직까지 투자 원금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 수요가 몰리는 지역에서는 사기 행각도 주의해야 한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땅 투자에 단골손님처럼 등장하는 게 기획부동산인데 분명 파주와 접경지역도 투자 수요가 몰리면 기획부동산이 성행할 것"이라면서 "개발되면 가격이 몇 배로 뛴다는 말에 속아 산 다음 팔지도 못하고 수십 년을 묵힐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인혜 기자 / 정순우 기자 / 김강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